ㅡ정약용과 술(2)
이번에는 정약용 시문에 등장하는 3자구이다,
여러 술의 이름으로 나온다.
정약용이 술을 멀리한 것은 아니지만
아주 가까이 한 것도 아니었던 것 같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여러 어려움이 계속 되면서
술에 의지하여 그 자신의 처지를 문학적으로 표현해둔 일이 꽤 된다.
26세의 '취가행', 34세의 '취가행',
'음주',
강진 유배지에서의 유명한 사회고발시 '하일대주(夏日對酒)',
특히 1806년 보은산방으로 혜장 스님이 술병을 들고 정약용을 찾아왔을 때
그 때를 그린 시에는 여러 술이 나오고 있다.
정약용의 술은 두 종류가 잇다.
실제로 주거니받거니 마시고 취하는 현실의 술과
개인적 울분과 사회적 비감에 홀로 취하는 문학적 수사의 술이 있다.
먼저, 정약용의 <취가행1>과 <취가행2>를 보자.
<하일대주>는 너무 길어 그 소개를 생략한다.
ㅡ취가행(醉歌行).........26세, 1787년 겨울, 대과 급제가 지체되던 중에
그대 보지 못했는가,
강변 고을 하늘 높이 날아가는 기러기를 / 君不見澤國高飛鴻
굶주리면 내려와서 들밭 벼를 쪼아먹고 / 飢來啄稻野田中
또한 보지 못했는가,
넓은 숲속 거침없이 치달리는 저 말을 / 又不見長楸逸奔馬
우리 속 콩 회상하며 찬바람에 울어대네 / 回思棧豆嘶悲風
태창의 쌀곡식을 얻을 수만 있다면 / 太倉之米如可得
농사지어 밥먹기를 어느 누가 원할 거며 / 何人更願畊田食
금화에다 옥당을 오를 수만 있다면 / 金華玉堂如可登
그 어찌 숲 속 향해 구차하게 살아가리 / 肯向林樊取棲息
타향살이 십 년에 뜻을 못 이뤘는데 / 客游十年不稱意
재주 높아 남의 시기 받을 것이 두렵구나 / 恐汝才高被物忌
'유생'의 '광절교론' 통쾌하게 읽은 뒤에 / 快讀劉生廣絶交
말술을 들이마셔 금방 취해 버렸다네 / 痛飮一斗徑取醉
눈앞의 온갖 사물 가을 털처럼 하찮아 / 眼前百物如秋毫
베개 높이 베고서 애들 보며 껄껄 웃네 / 高枕大笑看兒曹
일어나 멀리 용문산 북쪽으로 숨으련다 / 起來遠遯龍門北
아이들은 섭섭하여 마음만 수고롭다 / 兒曹悵望心徒勞
ㅡ 취가행(醉歌行)......34세,1795년 여름,..주문모 사건의 조짐을 느끼면서 금정찰방으로 좌천되기 전
긴긴 날에 한 동이 술 / 長日一尊酒
마주 대한 두 狂客 / 相對兩狂客
마시면 미치고 미치면 더욱 마셔 / 飮酒成狂狂益飮
재물 많은 부자가 더 많은 재물 탐하듯 / 如財旣富愈貪獲
묻노라 그대 어인 일로 미치는고 / 問君緣何狂
높고 넓은 저 하늘 보라 / 視彼天宇闢
서쪽으로 해가 지면 / 白日西逝
동쪽에서 달이 떠 / 明月東來
지고 뜨고 또다시 지고 뜨지만 / 西逝東來來復去
그 사이에 영웅호걸 한번 가면 안 돌아와 / 其間俊傑去不回
경도선 사만 오천 리 / 經線四萬五千里
위도선 사만 오천 리 / 緯線四萬五千里
이 속에 한바탕 놀이판 벌여 / 設此一戲場
뭇 사람들 어지러이 노는데 / 紛然衆戲子
금방 크게 드러나서 신명나게 놀다가도 / 倏爾現身馳驤驤
갑자기 자취 숨겨 적막하게 사라지네 / 忽爾匿跡寥寥藏
적막하게 한번 가면 다시는 아니 나와 / 寥寥藏遂不出
곱고 예쁜 처자식 영영 잃어버리니 / 艶妻美子渾相失
적막하게 사라지면 무슨 소용 있으랴 / 寥寥藏可奈何
백말 술이 있어도 소용이 없고 / 有酒百斗當奈何
수십 마리 말 있어도 탈 수가 없고 / 有馬十乘能騎跨
천금이 있어도 만져볼 수 없어라 / 有金千鎰能摩挲
농부가 소 끌고 와 무덤을 갈아 엎어도 / 有夫挈牛來耕面上土
벼락 같은 소리 질러 꾸짖지도 못한다네 / 何不一聲霹靂嚴叱呵
이러니 성인이 금방 안 된다면 / 若非猝成聖
그 본성을 잃을 수밖에 / 無乃失其性
그 본성을 잃었다면 너 또한 미친 거고 / 失其性汝亦狂
네가 만약 미쳤다면 진정 나의 벗이거니 / 汝若狂眞我友
우리 함께 십만 잔을 마셔보지 않겠는가 / 何不與我二人共飮百千觴
이하, 정약용의 시문에 등장하는 술 이름들이다.
ㅡ술의 일반적 명칭 , 가장 흔한 술
국미(麴米)...............술
앙제(盎齊).........흰 술
탁주(濁酒),소주(燒酒.火酒)......."탁주와 사귀면서 소주 점점 멀리하고 / 漸交濁酒排燒酒"
그는 물론 강진에서 '금릉주'를 마셨을 것이다.
ㅡ술의 용도 기능에 따른 명칭이 있다.
삼시주(三尸酒).........붉은 석류..............술이 아니다.
도소주(屠穌酒).........歲酒,약을 넣어 담갔다가 음력 정월 초하룻날 마시는 술,..
육계(肉桂)ㆍ산초(山椒)ㆍ백출(白朮)ㆍ길경(桔梗)ㆍ방풍(防風) 등의 한약재를 넣어 담그는데,
이 술을 마실 때는 어른과 어린이가 모두 의관을 정제하고 어린이가 어른께 절을 올린 다음
함께 앉아 서로 축하하면서 가장 어린이부터 이 술을 먼저 마신다고 함. 《荊楚歲時記》....
-"염병 막으려고 도소주 빚고 / 除瘟釀屠蘇"
울창주(鬱鬯酒)............제사 강신(降神) 때 쓰던 향기로운 술. 울창주.
짐주(鴆酒)................살인용 독주, 짐주
ㅡ사람의 이름에 결부 시킨 술 이름이 있다.
원량주 = 도잠주...........'도잠, 도원량'이 마신 술
동파 진일주(眞一酒),소이주(蘇二酒)..........송(宋)의 소식(蘇軾)이 만든 술.
서희주(西姬酒).........미인의 술
ㅡ술의 제조 기법, 재료에 따른 명칭이 있다.
금사주(金絲酒) ........닭을 넣어 함께 삶은 술.
창출주(蒼朮酒)........창출(차조) 뿌리로 담근 술, 질병 치료,피부윤택, 수명연장 비방주
상락주(桑落酒).........하동(河東)의 상락(桑落) 고을에 우물이 있는데, 뽕잎이 지는 시기에
그 물을 길어다 술을 빚으면 그 술맛이 매우 좋아 붙여진 이름이라고
송엽주(松葉酒).........솔잎으로 담근 술
홍로주(紅露酒).........송화가루를 달여 찌꺼기를 걸러내 담금수로 활용하며,
찹쌀로 술을 담그고 5일 후 다시 멥쌀로 담그는 이양법으로 제조하는 방식이다.
송료주(松醪酒)..........잣술, 서울 담재에 살때 나온다.
소국주(小麴酒)......... 막걸리 하나. 누룩을 적게 하여 찹쌀로 담근, 맑은 수정 빛깔의 술,서울 담재에 살 때
황화주(黃花酒)...............누런 국화꽃으로 담근 술
계상주(桂餳酒)..........계수나무의 꽃과 누룩으로 빚은 술로 맛좋은 술을 말한다
(잉어 노래) ㅡ 잉어고기 끓인 죽에 계상주를 가지고서 / 鯉魚之臛桂餳酒
청하노니 오늘날 장군 위해 축수하네 / 今日請爲張君壽
백자주(白刺酒).........백자(白刺)는 오가피(五加皮)이다.
삼해주(三亥酒)........... 정월의 세 해일(亥日)에 만든 술. 음력 정월 상해일에
찹쌀가루로 죽을 쑤어 식힌 다음에 누룩가루와 밀가루를 섞어서 독에 넣고,
중해일에는 찹쌀가루와 멥쌀가루를 쪄서 식힌 후에 독에 넣고,
하해일에는 흰쌀을 쪄서 식혀서 독에 넣어 익힌다. = 춘주1(春酒).
춘주(春酒)........춘주2, 겨울에 빚어 버들개비 날리는 봄에 마시는 술
서주(薯酒)........감자를 쌀과 함께 발효시켜 빚은 술.. 강원도 지방의 술은 쌀보다는 감자나 고구마,
옥수수 등을 말리거나 분쇄하여 또는 조청을 만들어 여기에 누룩을 넣고 발효를 시킨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醴(예)酒....................'감주'의 윗 부분 단술
ㅡ술을 먹는 量과 용기에 관련시킨 명칭이 있다...(문학적 수사와 결부된다)
一壺酒.......안주야 있는 것이 좋지마는 / 殽蔌誠難少
번잡하여 그거 할 것 없고 / 紛紜且勿爲
오직 한 병의 술만을 / 唯將一壺酒
동자 주어 들고 오게 한다네 / 付與小童持
一尊酒.......한동이 술
天石酒.......千석의 술
ㅡ정약용이 임금한테 받은 술
인일주(寅日酒)......... "해마다 寅日이면 내리는 술을 / 每年人日酒
어상이라 머리에 와서 마시네 / 來飮御牀頭"
삼중(三重)소주......."포의(布衣)로 있을 때에 중희당(重熙堂)에서 삼중소주(三重燒酒)를 옥필통(玉筆筒)에
가득히 부어서 하사하시기에 사양하지 못하고 마시면서 ‘나는 오늘 죽었구나.’ 라고
마음속에 혼자 생각했었는데, 몹시 취하지 않았었다.;....."
황봉주(黃封酒)..........임금이 하사한 술을 이름
法酒 銀杯...............사마시에 합격하여 임금한테 法酒를 은배에 하사받아 마셨다.
宮酒,궁양주(宮樣酒)...........궁중에서 마시는 술
cf,'궁양주'에 대비되는 술
- 村樣酒 / 江市주..............江市에서 가져온 한 병의 술로 / 一壺江市酒
거침없이 천진함 다시 드러내 / 重肯露天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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