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26年>을 보셨나요?
혹여 못 보셨다면 대선 투표일(19일)前에 꼭 보시기를 권해 드린다.
영화를 보고 나면, "왜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는데 그저 울었다"는 감상평에 공감하게 될 것이다.
1980년 5월... 그리고 26년 후, 학살의 주범 '그 사람'을 단죄하라(더 이상의 줄거리는 무의미)!!
여기서 '그 사람'은?
작년 9월, <신경숙의 어머니>(3)란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내 전재산은 29만원 밖에 없응게 나의 배를 째라"던 바로 그 아이, 전두환 아닌가?
요즘 '준비된 여성 대통령'이라고 떠들고 다니는 박그네에게("대통령 자리 물려줘서
고맙다"고 지 애비 대신해서) 대뜸 금고에서 6억 내줬다는 그 아이, 바로 그 전두환 아닌가?
이 영화를 보고 있으면 감정이 극한으로 치닫는 장면이 여럿 있는데
그 중 하나가 극중 한혜진이 전두환이 탄 차를 마주보고 총을 쏘는 장면이다.
한혜진이 총구를 전두환에게 겨누고 "죽어!!"라고 외치면서 눈물을 뚝뚝 흘리는 장면인데
바로 그 장면에서 한혜진의 눈물이, 연기가 아닌 진짜 눈물(사격선수 심미진의 눈물)이 흐르는 걸 볼 수 있다.
'힐링캠프녀' 한혜진은 이 장면을 통해 관객들로 하여금 '힐링의 카타르시스'를 맛보게 한다.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주저없이 출연을 결심하고, 완벽한 사격선수로 거듭나
놀라운 몰입도를 통해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 넣은 예쁜 걸, 한혜진에게 진심으로 경의를 표하는 바이다.
제 5공화국의 구호가 '정의사회 구현'이었다.
그 정의사회는 도대체 언제쯤 구현될 수 있을까?
통치자금이란 미명하에 재벌들로부터 수천억원을 착복하여, 온갖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해
전재용을 비롯한 자식들에게 물려주고 손녀딸 결혼식은 보란듯이 초호화판으로 벌리면서
"내 전재산은 29만원 밖에 없다"는 전두환에게 과연 '정의'란 무슨 의미일까?
바로 이 대목에서 우리는 극중 한혜진의 대사("우린 그 사람에게 사과할 기회를 충분히 준 거 같은데...")를 떠올리는 것이다.
민주주의를 외치는 것만으로 처참하게 죽임을 당해야 했던 광주의 사람들과 명령을 받고 선량한 광주시민을 죽여야만 했던
진압군 모두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전두환, 그러하고도 한마디 사과는 고사하고 '29만원 밖에 없다'며 국민을 우롱하는 전두환,
이런 전두환이 전직 대통령의 예우를 받으며 철통 경호를 받고 있는 이 한심한 나라에 우린 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영화처럼 우리 모두 총을 들고 연희동으로 처들어갈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바로 '투표가 권력을 이깁니다'라는 현수막 문구가 눈에 확 띄는 이유이며,
다음 대통령이 최소한 박그네가 되어서는 안되는 이유인 것이다.
<26年>의 눈물을 닦아 주기 위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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