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B급'이 대세라고 한다.
B급이라함은 주류와는 거리가 먼 '비주류' 또는 메이저가 아닌 '마이너' 세련되지 못한 '촌스러움' 등등일 것이다.
스스로를 A급이라 여기는 사람은 물론이고, A급 또는 '로얄패밀리'에 편승해 보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들은
가소로워 할지도 모르겠지만, 요즘 B급이 대세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중졸 학력에, 충무로에선 '이단아'라고 내놓았던 영화감독 김기덕이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베니스영화제에서 대상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것이나
옛날엔 우리네 시골 촌부들이나 마셨던 막걸리가 일본에서 대 히트를 하고 '국민의 술'이 된 것이나
스스로를 B급이라고 자처한 가수, 군대를 두번씩 다녀온 사나이 싸이가 발표한 '강남스타일'의
말춤 때문에 온 지구촌이 드을~썩 들썩거리는 것이나, 이 모두가 A급이 아닌 B급들의 통쾌한 반란이라 하겠다.
이 중에서도 '강남스타일'은 도대체 무엇 때문에 국내뿐 아니고 전 세계가 열광하는 것일까?
아마도 강남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말을 닮은 통통한 싸이가, 강남지역에 만연한 물질만능주의와 성형수술 한 두번은
기본으로 여기는 외모지상주의등 강남의 허세를 기막힌 풍자적 패러디와 코믹 댄스로 통렬하게 비틀어 버렸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싸이는 미국 방송에서 "강남은 한국의 비벌리힐스 같은 곳인데 춤, 장소, 뮤직비디오 주인공등 모두 비벌리힐스 스타일이
아닌데도 비벌리힐스 스타일이라고 우기는 게 이 노래의 포인트"라고 '반전의 묘미'를 얘기했다고 한다.
그런데 정작 이 '반전의 묘미'는 다른 곳에 있다.
실제 싸이는, 상장회사의 CEO인 아버지를 두었고, 미국의 명문 버클리 음대에서 수학했으며
음악 실력이 뛰어난 뮤지션으로, 자연스런 고급영어를 구사하는 도저히 B급 같지 않은, B급처럼 보이기만한 B급인 것이다.
최근 외국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싸이는 '가장 만나고 싶은 한국인' 1위에 올랐다고 한다. 그야말로 '월드스타'가 된 것이다.
겉모습만 B급인 싸이로 인해, 음지에 머물렀던 'B급 스타일'이 과감하게 양지로 그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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