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뜻하는 글자로는 朋, 友, 雅, 交 등이 있다.
朋은 同門에서 공부를 함께 한 벗을 말하고 友는 뜻을 함께하는 사람, 즉 同志를 말한다.
雅는 '평소'라는 뜻에서 우정이라는 의미로 진화했다. 一日之雅라고하면 '한 번 만난 사이'가 된다.
交는 쓰임새가 제법 많다. 故交, 舊交 등으로 친구를 표시한다. 새로 사귄 친구는 新交다.
사이가 아주 가까운 벗은 至友, 至交다. 뜻과 기질 등이 서로 통해 막역한 사이로 발전하면 執友가 된다.
나의 잘못을 엄격하게 지적해 고치게끔 하는 고마운 친구는 諍友다. 어렸을 적 친구는 竹馬故友다.
나이가 크게 차이가 나면서도 친구로 맺어지면 忘年交다. 金石交는 쇠와 돌처럼 변하지 않는 우정을 지칭한다.
아주 가까워진 사이는 莫逆交, 목을 내놓고라도 친구를 지켜주는 우정은 刎頸交다.
'두 사람이 함께 길을 가면 그 날카로움은 쇠를 끊고, 마음이 한데 어울려 내놓는 그 말의 향기는 난초와 같다'
는 말에서 유래한 金蘭之交도 있다. 달리 蘭交라고도 부른다. 도움을 주는 친구는 益友, 손해를 끼치는 친구는 損友다.
겉으로는 함께 어울리고 있지만 마음은 서로 다른 곳을 향하고 있는 사이는 面友, 또는 面朋이다.
"우리 친구 아이가", "내가 니 시다바리가" 등 많은 유행어를 남겼던 영화 <친구>는 우리가 학창시절을 보냈던
1970~1980년대 풍경이 충실하게 묘사돼 우리네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한편, '진정한 親舊'의 의미를 되새기게 했다.
親舊의 사전적 의미는 '가깝게 오래 사귄 사람' 정도일 것이다. 하지만 오랜 시간을 알고 지냈다고 해서 다 親舊는 아니다.
우린 이 시점에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것이다.
과연 내게도 '문경교'나 '금란지교'는 있는 것인지? 있다면 과연 몇이나 되는지?
또한, 나는 그들에게 '익우'가 아닌 '손우'나 '면붕'은 아닌지? 가슴에 두 손을(한 손으로 말고) 얹고 自問自答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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