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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정약용과 '시참,수조가'
작성자박형상 작성일2012/07/31 01:10 조회수: 341

ㅡ정약용과 '시참'이 된 '수조가(水調歌)'



그 인생에 부침이 심했던 정약용은 

충청도 금정 찰방으로 좌천간 시절에도 '수조가'를 언급했고,

전라도 강진에 유배된 시절에도 고향을 그리는 '수조가'를 불렀다. 



'수조가'는 애절한 그리움의 노래 양식이다.

95자로 짜여져있다.



소동파의 '수조가두'가 유명하다.

형제애로 유명했던 소동파(소식)는 황주에 쫓겨가있던 때 아우 '소철'을 그리며 '수조가두'를 불렀다.

'소동파'의 일생도 퍽 불우했었다.

정약용은 종종 그 자신을 '소동파'에 빗대거나 '화소시(和蘇詩)'를 썼다.



그런데 정약용,정약전 형제들의 비극적 운명에 대한 예고였을까?

'시참(詩讖)'이 되고 말았던 것인가?

금정찰방 시절에 무심(無心)히 지은 詩가 

우연(偶然)히 뒷날 일어난 일과 꼭 맞아떨어지고 말았다.



1795년 8월경, 금정찰방 시절에 지은 <정전범월,亭前汎月>이란 詩가 그렇다.

이때 벌써 '강진땅 동생'과 '흑산도의 형'을 예감하는 듯하다.

"서망(西望)"과 "사미(沙尾)","수조가" "冽陽遷客"이 등장한다.



 먼저 부분적으로 인용해본다.



"해문 서쪽 바다 바라보니 수면이 똑 고르고 / 海門西望水痕平

사미(沙尾) 차가운 안개 한일 자로 비끼었네 / 沙尾寒煙一字橫

..............

............

높은 누각 올라가 '수조가' 부르지 마라 / 莫上危樓歌水調

한양에서 옮겨온 객손 시름 가누지 못하네 / 冽陽遷客不勝愁





ㅡ이 詩를 쓰고난 6년 후 "서망,사미,수조가,열양천객'등 

그 詩語들은 비극적인 현실로 나타나고 말았다.



정약용은 "열양천객 (冽陽遷客)"이 되어 서울 한양에서 강진으로 유배를 갔다.

(열양冽陽의 '열'은 '열수,한강'을 말하며 열양의 '양'은 '한양,서울'이다)



그 바닷가 강진 유배지에서 서쪽 바다를 바라보는 "서망(西望)"을 하며, 

흑산도에 계신 정약전 형님을 그리는 "수조가"를 불렀는데,

그 서쪽 바다 건너 형님 계신 그 마을 이름이 

공교롭게도 "사미촌,沙尾村"이었다.



6년전에 무심코 뱉은 말들이 씨가 되어 

그 6년후의 불행으로 나타난 것이다.

'수조가를 부르지말라'는 그말이 씨가 되어 

결국에는 수조가를 부르는 처지가 되고말았다.



ㅡ기왕에 "사미","사미서망(沙尾西望)"이 나타나는 詩들을 소개한다.

정약용은 '흑산도 사미촌'의 형님서실에 "사촌(沙村)서실記"를 써주게된다.



동생 정약용은 <손암에게 받들어 올리다(奉簡巽菴)>라는 詩에서,

(1807년경 봄으로 추정된다) 



 "사미(沙尾)로 집을 옮겨 살 수만 있다면야 / 但得移家沙尾住

파도라도 갈 길 없다고 울지는 않으련만 / 溟波誰復泣途窮"라고,



<남포행. 두보 운에 차하다(南浦行, 次杜韻)>라는 詩에서는,

(1807년4월15일이다, '정묘,사월之望'이라 부기되어있다)



 "서쪽을 바라보니(西望) 험악한 사미(沙尾) 마을 / 沙尾西望險莫測

넘치는 눈물을 혼자 자꾸 닦았다네 / 涕泗汎濫翻自拭"라고 노래했다.





ㅡ다시 살펴 보자

이른바 "시참"이 되고만 詩 전문이다.

마치 6년후에 일어날 일들을 미리 알고서 쓴 듯한 내용이다.

강진 땅에 유배간 '열양천객' 정약용이 

서쪽 바다를 '서망(西望)'하며 '흑산도 사미'에 계신 형님 정약전을 그리워한다.



ㅡ정자 앞 강에서 달밤에 배를 띄우며

[亭前汎月]



서쪽 바다 바라보니 수면이 똑 고르고 / 海門西望水痕平

사미(沙尾) 차가운 안개 한일 자로 비끼었네 / 沙尾寒煙一字橫

배 타고서 한량없이 떠나보고 싶은데 / 正欲乘舟無限去

남모른 시름 도리어 하늘가에 일어나네 / 暗愁還向日邊生

삐걱삐걱 노 저어 순한 물결 건너서 / 數聲柔櫓度安流

밤중에 싸늘한 산 옛 절 앞에 닿았네 / 夜泊寒山古寺頭

높은 누각 올라가 '수조가' 부르지 마라 / 莫上危樓歌水調

한양에서 옮겨온 객손 시름 가누지 못하네 / 冽陽遷客不勝愁



(이 시를 쓴 시점은 정약용의 금정찰방 시절을 정리한 '금정일록'에는 

1795년8월13일로 기록하고있다. 이때의 정자는 '영보정'이다)

 



ㅡ아울러 '정약용, 수조가두'와 '소동파, 수조가두'를 소개한다.

(앞서 말햇듯이 정약용은 '소동파'에서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

'소동파'에 얽힌 일화를 인용 용사하거나 빗대는 경우가 꽤 있다))



ㅡ정약용,수조가두(水調歌頭)-고향을 생각하며



티없이 깨끗한 월계수요 / 瀟洒粤溪水

한없이 조용한 백병산인데 / 澹蕩白屛山

우리 초막집은 아득하고 희미한 연애 속에 붙여 있어 / 我家茅屋寄在煙靄杳茫間

구름 가 기러기 따라 높이 날고 싶어도 / 欲與雲鴻高擧

이상하게 중중 첩첩 산들이 막고 있다네 / 怪有重巒疊嶂

너와 함께 돌아갈 수 없어 / 不許爾同還

낙화 밑에서 술이나 취해보지만 / 一醉落花底

돌아가고픈 꿈이 모래톱을 맴돈단다 / 歸夢繞沙灣



고기 낚는 사람은 / 釣魚子

진세 그물을 벗어나 / 塵網外

그렇게 한가할 수 없는데 / 十分閒

옛날에 무슨 일로 미친듯이 사방을 떠돌다가 이렇게 늙어 버렸을까 昔年何事狂走漂泊抵衰顔

바람 불면 둥그런 황모 모자 하나 / 風裏一團黃帽

비 내리면 뾰족한 청약 삿갓  하나/ 雨外一尖靑蒻

그것이면 벼슬아치 의관보다 낫지 / 此個勝簪綸

어느 날에나 호수 정자 위에 / 幾日湖亭上

덩그렇게 누워 물여울이나 구경할까 / 高枕看波瀾





ㅡ소동파, 수조가두(水調歌頭)

               丙辰中秋  歡飮達旦  大醉  作此篇  兼懷子由 



  마흔 한 살의 중추절 날, 다음날 아침까지 마시다가 크게 취하여,

멀리 떨어진 '아우 소철'을 그리워하며 이 편을 짓다.



                                                          

明月幾時有(명월기시유)          밝은 달은 언제부터 있었을까요, 

把酒問靑天(파주문청천)         술잔을 들고 하늘에 물어봅니다. 

不知天上宮闕(부지천상궁궐)   하늘의 궁전에서도 모를 것입니다. 

今夕是何年(금석시하년)         오늘 밤이 어느 해에 속 하는가요. 

我欲乘風歸去(아욕승풍귀거)   바람 타고 하늘 궁궐 돌아가고 싶지만 

又恐瓊樓玉宇(우공경루옥우)   옥루에 선경도 두렵기만 하고 

高處不勝寒(고처불승한)         저 높은 곳 추울까 두려워지네요. 

起舞弄淸影(기무롱청영)         일어나 춤추며 그림자와 노나니. 

何似在人間(하사재인간)         인간세상에 어찌 이런 곳 있겠읍니까?



 轉朱閣(전주각)                       붉은 누각 돌고 돌아 

低綺戶(저기호)                        비단 문에 내려왔으니, 

照無眠(조무면)                       비취는 달빛에 잠을 이룰 수 없오요. 

不應有恨(불응유한)                 달님은 나하고 원한도 없을 터인데 

何事長向別時圓(하사장향별시원)  어이하여 이별할 땐 둥그러운가요. 

人有悲歡離合(인유비환이합)   사람에겐 기쁨과 슬픔,만남과 이별이 있고 

月有陰晴圓缺(월유음청원결)   달은 밝고 어둡고 둥글고 이지러짐 있으니 

此事古難全(차사고난전)         이런 일은 자고로 온전하기 어렵습니다. 

但願人長久(단원인장구)         내 다만 바라는 건 오직 오래도록 살아서

千里共嬋娟(천리공선연) 천리밖에서도 아름다운 저 달님을 구경할수 있기를.

덧글 ()

박형상  / 2012-07-31-01:21 삭제
ㅡ제목, 정약용 이름에 오타가 낫군 정

ㅡ본문 1785년8월13일은 1795년8월13일의 오기...

ㅡ운영자님...로그인입력 비번은 알겠는데 수정키 비번을 까먹어서...수정을 못하고 있음다...

    그 두 번호가 다를 수도 있는지요?
송기병  / 2012-07-31-07:30 삭제
박 변!

같은 것으로 알고 있네만...

그래도 안 되면 '고선생'한테 물어 보시게.
고용호  / 2012-07-31-08:28 삭제
어럽지만, 잘 읽었네..

오타는 내가 수정했고..
박형상  / 2012-07-31-14:16 삭제
ㅡ 감싸합니다. 다시 손질 하기는 했는데....너그럽게 보아주시길....

ㅡ'박제화된 천재 정약용'보다는 '정약용의 인간적 모습'에 더 관심을 두고 있네...

ㅡ정약용 열풍도 나름 좋은데, 너무 '신화화, 우상화' 되어있는 부분도 많은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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