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모두 적막한 세계를 떠도는 나그네다. 그 여정에서 찾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바로 믿음직한 벗이다.
- 로버트 L. 스티븐슨
진정한 승부
영국에 오마르라는 뛰어난 검술사가 있었다.
그에게는 수십 년 동안 승패를 가리지 못한 상대가 있었다.
오마르가 기술을 힘껏 갈고 닦으면 상대도 그만큼 강해졌다.
어느 날, 오마르는 상대와 운명적인 결투를 했다.
둘은 팽팽한 침묵 속에서 칼을 부딪쳤다.
상대가 몸의 중심을 잃고 넘어졌다. 이제 승패는 분명해 보였다.
그러자 갑자기 분노를 이기지 못한 상대가 오마르의 얼굴에 침을 뱉었다.
하지만 오마르는 화내기는커녕 의외의 행동을 했다.
잠시 침묵을 지키더니 묵묵히 침을 닦아 낸 것이다.
"아직 승부는 끝나지 않았네. 내일 다시 겨루기로 하세."
상대는 명한 표정으로 오마르를 올려다보았다.
그의 표정을 읽은 오마르가 말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나는 꾸준히 수련했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어는 순간에도 냉정함을 잃지 않고 싸우겠다는 의지였지.
하지만 자네가 침을 뱉은 순간 화를 참지 못해 자네를 찌르고 싶은 마음이 들었네.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우리의 진정한 승부는 깨지고 마네. 그래서 다시 겨루자고 하는 것일세."
이튿날 칼싸움은 일어나지 않았다.
상대가 오마르의 제자가 되기를 청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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