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펀드매니저 올스타 4명
'반(反)미래에셋 연합펀드' 만들어
"선의의 경쟁… 수익률 기대하라"
국내 주식형 펀드 시장에서 점유율 1위(약 42%)를 달리고 있는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도전하는 '연합군'이 등장했다. 연합군은 미래에셋과 경쟁해온 4개 자산운용사의 간판급 펀드 매니저들로 구성됐다. 여의도 증시와 투자자들 사이에서 정평이 나 있는 전문가들로 '올스타군'이 형성된 것이다.2001년 국내 주식형 펀드 시장에서 점유율이 1.33%에 불과했던 미래에셋 펀드는 '미래에셋 따라 하면 돈 번다'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펀드 열풍을 주도했다. 작년 한 해 중국에 '몰빵'한 인사이트 펀드가 '반 토막' 나면서 잠시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최근 다시 자금을 끌어모으면서 국내 주식형 펀드 시장의 절반 가까이(설정액 기준)를 차지하고 있다.
반(反)미래에셋 연합군에선 KTB자산운용이 첨병을 자처하고 나섰다. 이 회사는 16일부터 'KTB스타셀렉션펀드'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4개 자산운용사의 스타 펀드매니저들이 바로 이 펀드를 무기로 미래에셋과 경쟁할 예정이다. KTB자산운용은 IMF 금융위기 당시 현대투신운용에서 '불스 아이'라는 펀드를 운용해 유명해졌던 장인환씨가 대표를 맡고 있다.
벌써부터 증권가에서는 이 펀드에 대해 관심이 크다. 익명을 요구한 한 펀드매니저는 "이 펀드가 매니저를 선정할 때부터 미래에셋을 염두에 뒀던 것으로 안다"며 "스타 펀드매니저들의 연합으로 펀드 시장에서 미래에셋의 독주에 제동을 걸 수 있을지가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이 펀드의 운용 방식은 '매니저 오브 매니저스(Manager of Managers)'로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시도되는 형식이다. 동일한 펀드 내에서 각기 다른 운용 스타일의 펀드매니저가 자산을 배분받아 운용하는 것이다. 각 분야에서 괄목한 성과를 내온 베테랑 펀드 매니저들이 경쟁사 펀드에 대해 협공을 하는 셈이다. 경기 상황에 따라 대형 성장주와 중소형주 등의 투자 비중을 조절해 가면서 펀드를 운용할 계획이다. 운용 초기엔 대형 성장주에 총자산의 56%, 대형 가치주에 28%, 중소형주에 16%가 배분된다. 이 펀드는 국민은행 전 영업점에서 가입할 수 있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새로운 시도인 만큼 전체 펀드 산업으로 봤을 때는 긍정적이다"면서도 "하지만 팀플레이가 아닌, 매니저의 명성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은 위험요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