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훈 열사 24기 추모식이 2005년 5월 22(일) 오후 4시에 518국립묘지에서 개최되었습니다. 관심을 가져주신 동문, 당일에 참석하신 30여명의 동문들께 감사 드립니다.
이번 추모식은 동창회 차원에서 정례화하기로 결의된 바에 따라 프로그램이 진행되었습니다. 당일 프로그램은 항쟁기념탐에서의 분향, 김태훈열사 묘소 앞에서 묵념, 헌화, 추모사(장훈열 동문, 나해주 동문, 유재호 선생님), 님을 위한 행진곡 합창, 유영봉안소 참례 등의 순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참배 후 저녁식사를 하며 담소를 나눈 후 모임을 마쳤습니다.
내년은 추모 25기입니다. 세월이 흘러가다 보니, 우리들의 기억과 자료들도 없어지는 듯 합니다. 추모 25기와 관련하여 아이디어가 있으면 리플을 달아 주시기 바랍니다.
아래의 내용은 유재호 담임선생님의 추모사입니다.
자랑스러운 김군의 영전에
1. 가슴 아프게 가버린 김군!
자네가 나의 묘비 앞에 서서 묵념해야 할 터인데, 어찌하여 내가 제자의 묘 앞에 서야 하니 가슴 깊이 아픔이 서리네.
군사독재정권의 암울했던 시절, 그 어느 날, 동료교사가 비밀리에 전해주는 새벽방송 뉴스. “일고졸업생으로 서울대학교 재학생인 김군이 ‘독재정권 물러나라’ 절규하며 도서관에서 투신했다.”는 말을 듣고 몸서리치도록 우울했으나 그 때는 김군이 자네가 아니었으면 하고 빌었네.
그런데 1교시후, 안기부 모과장의 전화를 받고 부인하고 거부할 수 없는 현실 앞에, 나는 오열하고 말았네.
고등학교 재학시절 성실하게 공부하고 훌륭한 인재가 되려고 노력했던 한 제자를 다시 볼 수 없는 세상으로 떠나 보내는 아픔을 오래도록 가슴에 안고 세월을 보내야 했네.
2. 그러나 이제는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는 김군!
“민주주의는 많은 시민의 피를 먹고 자라며 시민들의 절규와 오열 속에서 발전해 간다.”는 말이 우리 사회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네.
5·18 광주민주항쟁으로 수많은 시민들의 피가 민주제단에 받쳐졌고, 민주영령들이 이속에서 함께 머물고 있다네.
김 태훈! 자네의 귀중한 피는 우리나라 민주발전에 징검다리가 되었고, 자네는 민주성전에 우뚝 선 자랑스러운 일고인이 되었네.
자네의 죽음이 헛되지 아니하였기에 이제 우리나라도 민주사회로 점점 발전되어 가고 있으니 군사독재정권의 탄압이 없는 천당에서 안식하길 비네.
한 때 민주주의를 가르쳤던 사회교사로서, 아니 학급담임교사로서, 자네는 영원히 자랑스러운 내 제자이기에 명복을 빌며 끝맺네.
2005. 5. 22.
광주제일고등학교 3학년 담임교사 유 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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