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회장 "펀드를 로또로 인식할까봐 걱정"
박현주 미래에셋회장…한국증시 건강한 조정중 신개념 인사이트펀드는 절대`몰빵펀드`아니다
"최근 이머징마켓 증시 하락은 건강한 조정이다. 지금은 펀드를 환매할 이유가 없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이 14일 여의도에서 간담회를 열고 "국내외 증시에 대해 조정을 걱정하는 시각이 있지만 그 성격이 건강하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현재 선진국 증시가 이머징마켓에 비해 리스크가 더 크다"며 실제로 최근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에 미국 금융주들이 보인 변동성은 이머징마켓의 위험보다 더 컸다고 밝혔다.
그는 "선진국 편입 비중이 높은 MSCI지수에 기반한 투자는 올바르지 않을 수 있다"며 "올해 초 `일본 등 선진국에 투자하라`는 주장이 많이 나왔지만 적어도 올 한 해 동안 이 주장은 맞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높은 나라가 주식시장 상승세도 높은 편"이라며 "현재 많은 해외펀드에서 벤치마크 지수로 사용하고 있는 MSCI 월드지수는 각국 GDP 비중에 비해 선진국 비중이 크게 높아 왜곡돼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문화가 예전과는 달라지고 있기 때문에 국내 투자자도 이에 부응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그는 "신세계 주가는 고가지만 세계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은 이를 매수했다"며 "전통적 기업가치 평가 잣대에서 벗어나 기업이 얼마나 경쟁력을 갖추었느냐를 보고 투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워런 버핏이 전통적인 잣대로 주가가 싸냐 비싸냐를 평가해 가치투자했다면 신세계 주식을 사지 않았을 것이란 얘기다.
박 회장은 "새로 바뀌는 투자문화에 부응해서 만들어진 게 인사이트 펀드"라며 인사이트 펀드는 `몰빵 펀드`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결국 성장성이 없는 기업이나 국가에 투자하기보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돈을 자유롭게 이동시킬 수 있는 펀드가 `인사이트 펀드`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한편 박 회장은 최근 우리나라 증시가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건강한 조정장세라고 진단했다. 박 회장은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와 중국 증시 과열 등으로 국내 증시가 조정을 받고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모르겠지만 장기적 측면에서 볼 때 언젠가 터져야 할 악재가 터졌고 오히려 시장을 정화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또 중국 증시에 대해선 "단기적으로 조정장세가 지속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중국 주식을 팔아야 할 필요를 못 느낀다"며 "밸류에이션만 보더라도 아직 나스닥보다도 많이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 유동성이 가지고 있는 파워에 대해서도 간과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박 회장은 사견임을 강조하며 "중국 QDII(적격 내국인 투자자)가 확대되면서 일부 한국 주식을 중국 자금이 매수하고 있는 것 같다"며 국내를 비롯해 중국 자산운용업이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 펀드를 환매할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기업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웬만한 기업들이 30%가 넘는 데다 내수시장은 확장되고 있다"며 "A증시 기업 중에서는 일부 비영업이익이 주식 투자에서 발생하는 곳도 있어 걱정스럽지만 H증시는 우려할 만한 사항이 별로 없다"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끝으로 "일부 펀드 수익률이 너무 높아 투자자들이 펀드를 로또로 인식할까봐 걱정"이라며 "펀드라는 것이 수익만큼 언제든지 손실이 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예경 기자 / 신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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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14 18:33:45 입력, 최종수정 2007.11.15 10:3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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