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5% 이상 투자 종목 연초이후 수익률 115%
전문가들 "단기급등 종목 많아 폭락위험 크다"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 올 들어 미래에셋자산운용이 5% 이상 지분을 취득했다고 신고한 종목의 주가 상승률이 10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운용사가 집중 투자한 중국 수혜주와 지주회사의 주가는 연초 대비 2~3배로 뛰어올라 눈길을 끈다.
그러나 증권업계의 '공룡'으로 급부상한 미래에셋이 고객들이 맡긴 풍부한 `실탄'을 일부 업종과 테마에 집중적으로 쏟아붓는 바람에 시장의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단기 급등한 종목의 폭락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24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미래에셋이 5% 이상 지분을 취득했다고 금융감독원에 신규 보고한 19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는 연초 이후 평균 115.2%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의 상승률 35.8%를 무려 79.4%포인트 웃돌았다.
두산(356%)과 SK(130%), 효성(146%), 삼성물산(151.9%) 등 지주회사 테마로 분류되는 종목의 수익률이 돋보였고 현대중공업(257%)과 LG화학(183%), SK케미칼(111.3%) 등 중국 수혜주의 상승률도 높았다.
미래에셋이 고수익을 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국내 주식형 펀드 시장 점유율이 30%를 넘을 정도로 운용자금 동원력이 뛰어난 점이 한 요인으로 꼽힌다.
이달 16일 현재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국내 주식형 펀드 설정잔액은 15조2천390억원으로 국내 주식형 펀드 전체 수탁액의 30.2%를 차지하고 있으며 36개 상장사 지분의 5%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미래에셋의 지분율이 가장 높은 종목은 태양광 에너지 테마주인 동양제철화학(15.64%)이며 그 다음은 서울반도체(15.38%), SK케미칼(15.06%), 효성(14.82%), 두산(14.79%), 소디프신소재(14.79%), 호텔신라(14.26%) 순이다.
미래에셋의 영향력을 갈수록 커지자 시장에서는 미래에셋이 사는 종목을 따라가야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돌고 있다.
심지어 지난 18일 주식시장에선 "미래에셋이 중국 수혜주를 일부 처분하고 보험주를 사고 있다"는 루머가 돌면서 대부분의 보험주가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증권가에선 미래에셋증권의 운용방식에 비판적인 전문가들이 많다.
D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미래에셋의 대형 주식형 펀드들이 중국 수혜주와 지주회사, 대체 에너지주 등 특정 테마와 업종에 집중 투자하면서 주식시장의 차별화와 수익률 양극화가 심화됐다"며 "시장의 선순환 구조가 무너지고 쏠림 현상이 심각해졌다"고 지적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미래에셋의 매수세로 특정 종목의 주가가 적정 밸류에이션 수준을 넘어 급등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주식시장이 외부 충격을 받아 급락할 경우 단기급등한 종목이 폭락할 위험도 그 만큼 커졌다"고 말했다.
hojun@yna.co.kr(끝)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07/10/24 06: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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