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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재(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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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다음 날, 이정성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서둘러 기자회견을 했다. 73세, 단정한 백발 모습에 그 언변이 언뜻 일목요연했다, 국립현대미술관장 6년째, 일곱 장관을 모셔온 연륜이 엿보이는 듯 했다. 기자회견장 앞에는 문화부 출입기자들이 대오를 맞춰 앉아있었다. 줄줄이 엮어진 굴비와 명태 모습들, 그리고 침묵. 그들이 눈을 뜨고 있는지 감고 있는지 모를 지경이었다. 명태 굴비들은 그날도 입을 굳게 닫고 있었다. “왜 논란이 된 ‘미인도’ 실물 공개를 하지 않지요?” “왜 굳이 민간단체 한국화상협회에 감정의뢰를 하는 것이지요?”라고 묻지 않았다. 그날 기자회견장은 이정성 관장의 원맨쇼 무대였다. 별다른 질문자도 없었으며, 미리 배포된 보도 자료는 다음날에 잘도 요약되었다. 다들 함께 ‘받아 베껴쓰기’를 했으니, 모든 매체 보도내용이 대동소이하였다. 이정성 미술관장은 산전수전 다 거쳐 온 청산유수 같았다. 술술 술술 거침없이 말했다. 금테 안경에 파란 줄무늬 와이셔츠가 산뜻한 노신사 외모. 그 무렵에 거론되던 ‘미인도 진품설’ 논거를 집약하여 정리하였다. 천화백 발언에는 뭔가 착오가 있으며, ‘미인도’는 진품임에 틀림없다는 것. 73세 관장은 메모를 넘기면서 일곱 가지 이유를 내세웠다. ㅡ 우선 우리 국립미술관의 내부 감정팀에서 과학적 감정을 하였다. 엑스선, 자외선, 현미경 안료감정 분석 등을 거쳐 진품으로 확인하였다. ㅡ 그래도 염려스러워, 작가에게 누가 될지 모르지만, 국가기관에 의뢰를 하였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필적감정, 한국과학기술연구소에 안료감정을 의뢰해 놓았다. ㅡ 한국화상협회 감정위원회의 연부역강한 전문가들도 모두 진품으로 감정을 했다. 천경자 그림을 잘 아는 전문가들의 안목 감정과 토론을 거쳐 만장일치로 의견을 모았다. ㅡ 천화백은 평소 동산방 화랑에 표구를 맡겼는데, 이번 ‘미인도’는 동산방 화랑 표구틀이고, 그 표구틀 ‘넘버 126번‘이 천경자 작품을 표시한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ㅡ 천화백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수제자 이모 화가’도 감정위원으로서 선생님 진품임에 동의하였다. 채색화가 스승이 평소 사용하는 분채 석채 표현 기법을 두루 확인하여 주었다. ㅡ ‘미인도’는 원래 김재규의 집에서 압류된 것이다. 그 그림을 문화공보부에서 인수할 당시 ‘그림내용, 규격크기, 제작연도’ 등을 현존 제일의 전문가라 할, 우리 ‘오정수 전문위원’이 직접 확인 했다. “천경자 화백이 아니면 그런 높은 수준의 그림을 그릴 수가 없다”고 ‘오 전문위원’이 확인하였다. ㅡ 그리고 마지막 사정으로, 제가 홍익대에서 천경자 화백과 20여년 동료교수 생활을 했다. ‘천경자 전시회’ 도록에 미술평론을 썼다. 어찌 보면 ‘천경자 박사’라 자칭할 수 있는데, 제 눈에도 진품임에 틀림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