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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겨온 글)
바른 길만이 우리의 생명
- 제92주년(2021년 11월) 학생독립운동 기념식
“우리는 피 끓는 학생이다. 오직 바른 길만이 우리의 생명이다”라고 쓰여 있는 광주학생독립운동 기념탑은 1954년 6월 10일 전국의 학생 성금 325만 4천 3백 8환으로 준공되었고, 그 정신과 역사적 의미를 기리고 계승하고자 합니다.
광주학생독립운동은 3ㆍ1운동 이후 가장 큰 규모로 1929년 11월 3일 광주에서 시작되어 이듬해 3월까지 전국에서 벌어진 학생들의 시위운동으로, 민족 차별 교육에서 발단하여 민족 독립 만세 운동으로 발전해 일본제국주의의 지배에 저항하여 일어났던 대표적인 민족운동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식민지 교육에 대한 반발로 불의에 항거하여 일어난 학생독립운동을 기억하고 계승시키기 위한 '제92주년 학생독립운동 기념식'이 11월 3일 오전 11시 광주광역시 서구 학생독립운동기념탑에서 '절벽엔들 꽃을 못 피우랴'라는 주제로 열리는데, 이 행사를 주관하는 국가보훈처는 "일제강점기의 엄혹한 상황에서도 대한독립을 위해 차별과 불의에 항거했던 청년 학생들의 용기와 희생정신을 되새긴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제92주년 학생독립운동 기념식'
올해 기념식은 코로나19로 현장 참석을 최소화한 가운데 학생독립운동의 주역인 학생들이 항일독립의 정신을 계승한다는 취지에서 온라인참여를 확대했고, 별도로 보훈처에서는 학생독립운동 영상 콘텐츠 '아빠가 들려주는 그날 이야기'를 국가보훈처 유튜브에 게시하여 공유 행사를 교육부와 협업으로 오는 11월 5일까지 실시하며, 각 시·도 교육청 및 민간단체 등의 주관으로 다양한 체험행사들이 추진될 예정입니다.
광주시교육청이 ‘메타버스’에 광주에서 전국으로 들불처럼 번진 학생독립운동을 체험할 수 있는 기념공간을 열었는데,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와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를 합성해 만든 ‘메타버스’(metaverse)는 가상세계를 말합니다.
1929년 11월 3일 전후 학생독립운동이 일어났던 당시의 나주역사와 광주일고, 충장로 일원, 장재성 빵집 등 주요 사적을 재현한 메타버스 기념공간에선 게임 같은 환경에서 1920년대 후반 일제강점기의 탄압과 저항, 독립운동에 나섰던 학생들의 의기 등 시대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랜선 ‘학생독립운동길’은 주요 사적답사와 관련 인물 대담을 통해 학생독립운동의 역사와 정신을 배우는 60분짜리 영상으로 운동의 개요, 기념 시설, 주요 인물, 후손 대담 등이 담겼는데, 독립운동가 장재성 선생의 아들 장상백씨, 이기홍 선생의 딸 이경순씨는 독립운동에 헌신했지만 이념의 굴레 탓에 제대로 조명 받지 못했던 아버지의 삶과 유족들의 아픔을 전하고 있습니다.
‘학생의 날’(1984년)과 ‘학생독립운동기념의 날’(2006년)이라는 이름의 국가기념일로 지정됐지만, 학생독립운동 기념행사는 2017년까지 교육부 주관으로 지방교육청이 개최하다가 3·1운동, 6·10만세운동과 함께 3대 독립운동으로 평가받는 점을 고려해 2018년부터 보훈처와 교육부가 공동주관하는 정부기념식으로 격상됐습니다.
해방 이후 대한민국 정부는 광주학생항일운동이 일어난 11월 3일을 1953년 10월 20일 ‘학생의 날’로 제정하여 기념하였고, 학생의 날은 1973년 3월 30일 기념일 간소화 방침으로 폐지되었으나 1984년 9월 19일 부활되었고, 2006년 2월 9일 ‘학생독립운동기념일’로 명칭이 바뀌어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독립유공자 서훈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학생독립운동과 관련해 2019년 82명, 2020년 14명, 2021년에는 53명이 추가로 독립유공자 포상을 받아, 모두 364명으로 늘어났습니다.
그간 독립유공자 포상기준이 지나치게 엄격하여 수형옥고 기준(최소 3개월) 미달로 포상되지 못하는 사례가 많았지만, 이제는 일제강점기 당시 독립운동에 참여해 퇴학을 당한 경우에도 독립유공자 포상을 받을 수 있는 등 행형(行刑) 위주의 엄격한 포상기준을 완화했습니다.
학생독립운동에는 전국적으로 149개교 54,000여 명이 참여하여 퇴학 처분 533명, 권고 퇴학 49명, 무기정학 2,330명, 자진 퇴학 352명, 강제 전학 289명의 희생자를 냈는데, 정부는 퇴학자 명단 등 자료를 수집하고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인사도 공훈을 인정하는 등 서훈자를 적극적으로 발굴, 추가서훈도 서둘러야 합니다.
광주학생독립운동은 1926년 이후 꾸준히 지속되어 온 학생시위의 경험과 사회주의적 비밀 학생조직의 조직력에 바탕을 두고 발생한 1920년대 학생운동의 결산이자 그 정점이었고, 1943년 5월 광주고보 동맹휴학을 계기로 제2차 학생독립운동이 발발하였습니다.
광주학생항일운동
1928년 6월부터 동맹 휴교 형태로 가열된 광주 학생의 대일 항쟁은 날이 갈수록 단계적인 심화와 발전을 거듭하였고, 1928년대의 광주고등보통학교를 비롯한 동맹 휴교가 다음해의 민족 독립 항쟁의 길로 연결되어 1929년에서 1930년대의 전국적인 항일 학생 민족운동이 일어났습니다.
광주학생항일운동은 학생들의 투쟁형태가 동맹휴교에서 벗어나 가두시위로 발전했으며, ‘일본제국주의 타도’, ‘피억압민족해방 만세, ‘무산계급혁명 만세’ 등의 구호를 내세워 투쟁의 내용이나 의식에서도 크게 발전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광주학생항일운동이 5개월 남짓한 기간 동안 학생들이 ‘일제 타도’를 내세우며 앞장서서 전국적으로 투쟁을 벌였고, 신간회가 민중대회를 열어 학생들의 시위운동을 노동자·농민들의 대중운동과 결합시키려 했지만, 원산총파업(元山總罷業) 등 당시 활발히 전개되던 노동자, 농민들의 대중운동과 효과적으로 연결되지는 못했습니다.
광주학생항일운동 이후 학생운동은 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한 대중운동보다는 비밀결사를 중심으로 한 형태로 변화하여서 광주학생항일운동의 여파로 1930년과 1931년에는 100여건 이상의 동맹휴교가 벌어지지만, 노동계급 중심의 민족해방운동을 강조하며 신간회의 해체를 가져온 코민테른 집행부의 노선 변화도 일정한 영향을 끼쳐 1932년 이후에는 학생들의 집단적인 움직임은 크게 감소하였습니다.
일제의 강력한 탄압에도 불구하고 정의감과 애국심이 강렬했던 학생들은 일제의 식민통치 아래에서 분연히 떨쳐 일어나 국가와 민족의 독립을 쟁취하려 했고 민족적 차별을 철폐하기 위해 광주학생독립운동을 전개하여 자랑스러운 선배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흥학관(興學館) 등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사업회는 11월 3일부터 7일까지 광주광역시 남구 봉선동 남구생활문화센터 1층 다목적실에서 ‘이름 없는 별들 손 위의 타오르는 횃불’을 주제로 92주년 기념전시를 엽니다.
광주 출신 최대주 작가가 그린 ‘이름 없는 별들’ 작품은 일제에 맞선 학생들의 치열했던 투쟁 현장을 표현해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10대들의 저항정신을 되새겼고, 장선오 제주국제미술관 관장이 출품한 ‘쓰러진 청춘’은 암울한 시대를 견뎌야 했던 우리나라 학생의 마음을 담았습니다.
전시된 사진에서는 1920년대 학생들의 생활상과 고난을 변천사를 엿볼 수 있는데, 1929년 전남여고의 비밀결사 ‘소녀회’ 회원들, 광주 학생·사회·노동운동의 산실이었던 흥학관에서 열린 야구대회 우승 장면, 학생독립운동 당시 일제 경찰들이 학생들의 신체를 수색하는 사진 등을 전시하며, 1954년 기념탑 제막식, 1999년 70주년 기념식 때 광주를 찾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사진 등 학생독립운동의 조명 과정도 소개합니다.
광주학생독립운동 사적지 7곳과 당시 시민사회운동의 구심점이 된 흥학관 등의 관리도 부실한데, 보훈처와 광주시는 현충 시설에 대한 개보수와 안내판 설치 지원과 함께 사적지에 대한 면밀한 고증과 조사를 바탕으로 단계적인 복원계획을 세워야 할 것입니다.
2021. 10. 6. 광주 동구가 일제강점기 항일운동 및 사회운동 중심이었던 흥학관(興學館) 설립 100주년을 기념해 광주 전일빌딩245 시민갤러리에서 ‘흥학관, 광주사람들’ 전시회를 개막했습니다.
‘흥학관’은 1921년 광주의 유지였던 최명구의 아들 최상현이 광주지역 청년들의 수양공간으로 건립해 지역사회에 기부한 곳인데, 지금은 사라지고 없지만 현재 구시청 사거리로 불리는 동구 광산동 100번지 일대에 위치했습니다.
흥학관은 광주청년 및 시민사회단체의 활동의 무대이자 야학 운영을 통해 청년들의 항일정신을 고취시키는 계몽운동의 장이었던바, 송진우, 방정환 등 민족계몽 운동가들의 초청강연회를 열어 시민들의 의식을 일깨웠고, 연극과 음악 공연, 정구와 권투·야구를 보급하는 등 문화예술 및 체육 공간으로서 기능을 수행했습니다.
광주학생독립운동 주역 광주청년회(현 YMCA)와 성진회 등이 근거지 삼아 활발한 활동을 했고, 조선대학교 모태인 조선 민립대학교 기성회 광주지부가 이곳에서 조직됐기에, 불의에 대한 저항과 나눔, 연대 등 ‘광주정신’의 원형이 깃들어 있는 곳입니다.
광산동 100번지가 국내 항일운동사적지로 지정돼 흥학관이 있었던 곳임을 짐작케 할 뿐, 현재는 주택과 상업 건물들이 들어서며 정확한 위치가 어디인지도 분간할 수 없는 실정입니다.(2021. 1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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